결선 준비 (8/29 ~ 8/31)
사실 나는 우리 팀이 결선에 진출할 것이라고 생각을 못했어서, 결선 진출 메일을 보고 한참을 눈을 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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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해커톤 시작할 당시 목표(라기보단 희망사항이었다.)가 결선 12팀에 선발돼 입사 특전을 받는 것이긴 했지만, 본선 설명회 당시 워낙 많은 팀들이 올라왔었기 때문에 그 중 우리 팀이 선발될 거란 기대는 조금 내려놓았었다. 그런데 우리 팀이 진짜 선발되다니, 감동보단 놀라움이 더 컸던 것 같다.
(그리고 결선 당일, 더 상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최종우승이라니)
시연 영상 제작
마켓컬리 해커톤 최종 PT는 5분 간의 발표(시연 포함)와 5분 간의 심사위원과의 질의응답으로 구성되었다.
처음에는 서비스를 직접 발표 당시 직접 시연할 생각이었지만, 1) 총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발표와 시연을 마쳐야 하고, 2) 그 짧은 시간 내에 시연하다 오류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해결할 시간조차 가질 수 없어, 결국 우리는 2분 분량의 시연 영상을 찍기로 했다.
편집 경험이 있는 내가 영상을 찍은 후, 어도비 프리미어 러쉬를 이용해 자막을 입히고 배속을 주는 등 소소하게 편집을 했다. (프리미어 프로는 기능이 다양한 대신 조작법이 다소 어려워서, 간단한 편집에는 UI가 좀 더 간단한 러쉬를 쓰는 편이다)
발표 준비
최종 PT 발표자는 내가 맡았다. 제출한 PT 자료를 내가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SSAFY에서 프로젝트 발표를 몇 번 한 경험이 있어, 내가 맡기로 했다. 3분 내로 발표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실수하지 않으려 큐카드를 들고 거의 하루 종일 거울 앞에서 발표 연습을 했던 것 같다. 추가적으로 팀원들과 함께 예상질문을 만들고, 그에 답변하는 연습도 했다.
최종 발표, 결과는..?! (8/31)
발표는 역삼역 마켓컬리 본사에서 진행됐다.
회장이 건물 18층이여서, 뷰가 너무 좋았다. (화장실이 통창으로 돼있었는데, 팀원 분이 화장실 뷰 감이 아니라고ㅋㅋㅋ)
당시 우리 순서가 7번째였는데, 다른 팀들이 발표하시는 모습을 보며 '저런 아이디어가..!' 혹은, '저런 기술이..!' 하면서 놀라워하면서 처음 회장에 들어왔을 당시의 긴장감이 조금 풀렸던 것 같다.
우리 팀 차례가 됐을 때, 다행히 많이 긴장하지 않고 연습했던 때보다 훨씬 잘 발표할 수 있었다. 발표 시간 내에 발표도 잘 마쳤고, 심사위원 분들의 질문도 대부분 미리 예상질문으로 준비했던 것들이었어서, 잘 답변할 수 있었다.
우리 팀의 발표를 다 마치고, 아까보다 긴장이 풀린 상태로 준비된 다과도 먹고 다른 팀의 발표를 마음 편히 들을 수 있었다. 아이디어가 좋은 팀도 있었고, 기술적으로 뛰어난 팀도 있었다. 다들 저마다의 이유로, 대단한 서비스들이었다.
나는 사실 이 시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상태였다. 생각지 못하게 결선에 올라왔지만, 그래도 우리 팀이 그동안 열심히 고민하고 개발했던 서비스를 최선의 형태로 잘 보여드렸다는 것에 만족했다. 당연히 우승은 꿈도 안 꿨었고, 팀원 분들과 마치고 회식 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중간에 결선에 올라온 12팀을 대상으로, 컬리 인사 담당자님들과 간단한 토크가 진행됐었다. 인사 담당자님들께서 테이블마다 다니시면서 친절하게 이야기해주시는 모습에 크게 감사함을 느꼈다.
시상식은 컬리의 CEO이신 김슬아 대표님이 최종 우승팀 4팀의 이름을 호명하시는 것으로 진행됐다.
(유퀴즈 나오신 유명인사를 실제로 뵈니까 신기했다.)
사실 정말로 우리 팀이 불릴 것이라 예상을 안해서, 나는 앞의 두 팀의 이름이 불릴 때까지만 해도 멍을 때리고 있었다.
그런데 대표님께서 'Kurvey 팀!' 하고, 우리팀 이름을 부르시는 것 아닌가?
일단, 너무 놀라서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던 것 같고, 안 믿겨서 다른 팀원들 얼굴을 살짝 봤는데 다들 나랑 비슷한 표정이었다. '우리가? 우리 팀이 최종 우승이라고?' 믿기지가 않았다.
상장을 수여 받고, 수상 소감을 말해야 한다고 하셔서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수상 소감을 어떻게든 생각해 말씀을 드렸지만, 사실 정확하게 뭐라고 말씀드렸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 순간 다른 건 다 안보이고, 약 한달 동안 함께 열심히 애써준 우리 팀원들 얼굴만 보였던 것 같다.
사실, 상을 받고도 며칠 동안 고민을 했었다.
대체 우리 팀이 왜 우승을 했을까?
사실 기술적으로 우리 팀의 결과물은 아주 뛰어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배운 적도 없는 기술을 선보인 팀들도 많았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우리 팀은 거기에 계신 대부분의 개발자 분들이 아주 쉽게 만들 수 있었을 웹 서비스를 만든 것 뿐이었다.
하지만, 며칠 간 고민 끝에, 감히 내가 생각한 바를 이야기 한다면 (물론 심사위원 분들의 생각은 이게 아닐 수 있다.) 당시 우리 팀이 상을 받은 이유는 아마 우리 팀이 '1) 마켓컬리가 가장 고민하고 있던 부분을 문제점으로 다뤘고, 2) 그에 대한 해결안이 마켓컬리의 지향점과 잘 맞아서' 가 아닐까 싶다.
최근 배송.구매 부분에서 서비스가 상향평준화된 이커머스 분야에서 차별점이 부족하다는 것은 마켓컬리가 실제로 가장 많이 하고 있을 고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기에, 엄청난 알고리즘을 짠다던가 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또 그렇게 초개인화된 알고리즘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우리는 '차별화'를 위해 '마켓컬리의 고객'에 집중했다. 점유율 1위의 C사나, 다른 이커머스의 경우 고객층이 뚜렷하지는 않다. 혼자 사는 20대부터, 더듬거리며 온라인 쇼핑을 하는 60대(Ex.우리 어머니)까지 모든 세대를 포괄한다.
하지만 마켓컬리의 고객층은 매우 뚜렷하다. '경제력은 있으나 장을 볼 시간이 없는, 커리어우먼'이다. 처음 마켓컬리가 세워질 때부터, 김슬아 대표님의 개인의 경험에 기반해 만들어진 서비스이다. 이런 마켓컬리이기에 우리는 차별점을 만들기 위해 마켓컬리 주 고객층인 '경제력 있는 커리어우먼'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를 고민했고, 그 결과 현대의 성인 여성들 사이에서 확대되는 비거니즘, 친환경 소비 등 '라이프스타일에 기반해 추천하는 방법'을 문제의 해결점으로 제시하게 된 것이었다.
아마 이런 부분에 대해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게도 최종 우승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사실 그냥 내가 평생 쓸 운을 다 끌어써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ㅋㅋㅋㅋ)
마켓컬리 본사에 가서, 직접 인사 담당자님들과 만나고 마켓컬리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며 마켓컬리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면접 준비에 집중해서, 꼭 최종 합격해서 입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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