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한 찐 문과생이다.
하지만 3학년을 마칠 즈음 디지털 광고와 퍼포먼스 마케팅 위주로 광고 시장이 바뀌어가는 것을 보면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 없이는 광고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리고 UX나 서비스 기획 쪽으로 취업할 때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해서 부랴부랴 대학에서 복수전공으로 '문화예술소프트웨어'라는 과목을 들으며 코딩하는 모두가 아는 문장, "Hello World"를 출력하게 되었다.
나의 첫 언어는 java였다. 쌩기초부터 하나씩 익힐 때는 너무 힘들었지만, 나중에 자바로 안드로이드 앱도 만들며 개발에 흥미를 느꼈고 개발을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대학 졸업 직후 바로 입과한 싸피(SSAFY).
시국이 시국인지라 나는 전면 온라인 교육으로 교육받았다.
불필요하게 이동 시간에 투자하지 않고, 그 시간에 공부에 집중할 수도 있었던 점은 좋았지만,
대학 시절처럼 동기들끼리 함께 모여 공부하고 밥도 먹고 하는 로망이..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ㅎㅎㅎ
사실 보안 사항때문에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싸피에서 정말 내가 배우리라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을 배웠다. 그 많은 양을 우적우적 소화하느라 정신 없던 시기가 1학기, 소화했던 걸 200%로 뽑아내려고 노력했던 시기가 2학기였던 것 같다.
학기별로 간단하게 배웠던 것, 잘한 점, 그리고 아쉬웠던 점들을 정리해보았다.
- 1학기
원래 모바일 반에 관심이 있어서 구미캠에 지원했는데, 최종적으로는 파이썬과 웹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됐다.
보안사항때문에 모든 것을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싸피에서 1학기에는 파이썬의 기초적인 사용부터 장고를 이용한 백엔드 개발을 배웠고, 파이썬을 이용해 알고리즘 문제를 푸는 방법을 익혔다.
또한 HTML, CSS, JS를 배우고 Vue를 활용해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여 최종적으로웹 사이트 하나를 만드는 걸로 1학기 과정을 마무리지었다.
1학기 동안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생각해보면,
잘한 점
- 매일 공부한 부분을 TIL에 적어 복습한 것
- 정신 없는 와중에 정보처리기사 스터디하면서 필기를 딴 것
- SSAFY 홍보기자단으로 활동하며 애드테크(AdTech) 분야의 정보를 틈틈히 블로그에 게시한 것(면접에서 잘 활용할 수 있었음)
- 마지막 프로젝트 하면서 깃 브랜치 익혀둔 것
아쉬운 점
- 나한테 잘 맞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꾸준히 공부했어야 했는데, 그냥 문제부터 냅다 푸느라 체력은 체력대로 소모하고, 결국 비관에 빠져 꾸준함을 잃어버린 것
- TIL을 깃에 꾸준히 올리던, 블로그에 올리던 했어야 했는데 공개하는 걸 귀찮아했던 것(덕분에 정리해서 이제야 블로그에 올리느라 힘들 예정)
- 공부하면서 토이플젝같은 거 참여해서 만드는 경험을 좀 더 많이 해볼 걸 하는 후회가 있긴 한데 이건 밤마다 과제하기도 벅찬 내 체력 상 못하는 게 당연했다(이것까지 했으면 병원 실려갔을 듯;;)
- 2학기
2학기에는 공통>특화>자율 3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매번 프로젝트 팀을 꾸리고 기획부터 구현, 배포, 발표까지 전 과정을 짧은 기간 내에 수행해야 해서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프로젝트를 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3번의 프로젝트에서 모두 하나 이상의 상을 받을 수 있었다.
프로젝트 하나 하나를 살펴보면..
공통 프로젝트(Shake Up: 인공지능으로 댄스의 정확도를 파악하는 웹앱)
우리 팀에 인공지능 프로젝트 수행 경험이 있는 능력자, 안드로이드 앱 제작 경험이 있는 능력자가 있었기에 시도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였다. 이때 나는 처음으로 React를 사용해봤고, 특화 프로젝트에서도 React를 사용해 프론트엔드를 개발했다. 기획 단계에도 신경을 많이 썼는데, 예전에 UX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배운 지식을 접목시켜 구글 폼을 이용해 타겟 소비자 인터뷰를 하고, Adobe XD로 와이어프레임을 짰다.
댄스 프로젝트를 하는 팀이여서인지, 우리 팀의 분위기는 굉장히 active하고 경쾌했다. 아침 스크럼 때 같이 저스트 댄스 영상을 틀어놓고 춤을 추었던 우리 팀의 모습은 다시 생각해도 너무 웃긴다. 사실 나는 굉장히 내성적인 인간이고, 팀플에서도 팀 분위기나 관계보다 하는 일에만 집착하는 타입이었는데, 팀의 분위기가 좋아야 의견 교류가 활발하고 결국 팀의 일이 잘 될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느낀 프로젝트였달까.
우리 팀은 프로젝트 수상은 아쉽게 못했지만, 대신 이런 좋은 팀 분위기가 담긴 UCC가 프로젝트 소개 UCC 경진대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처음으로 리액트를 공부하면서 개발해야 했고, 많은 기능을 구현하느라 화면 디자인이나 리팩토링에 신경을 못 쓴 부분이 많은데, 부족한 나에게 늘 격려와 칭찬을 해준 우리 단람쥐와 도토리들 팀이 정말 고마웠다.
특화 프로젝트(Chi Chu: 빅데이터 기반의 치아보험 추천 웹 서비스)
특화 프로젝트는 내가 팀장을 맡아, 5명의 비전공자 팀원들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보험 추천 플랫폼을 만들었다.
지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팀 분위기가 팀의 성과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팀 분위기를 위해 지난 공통에서 인싸 팀원들에게 학습한 외향성을 모두 갈아넣었다ㅋㅋㅋ
매일 회의를 이끌며 팀원들의 의견 종합하고, 역할 분담하고, 일정을 조정하는 PM의 역할은 쉽지 않았지만, 팀원들이 '최고의 팀장'이라고 칭찬해줄 때마다 '아 그래도 내가 잘못하고 있지는 않구나'하고 안심했다. 매일 매일 나 때문에 플젝이 잘못될까 부담이 컸기에..ㅋㅋㅋㅋ 팀원들의 칭찬이 정말 큰 힘이 됐다.(하지만 사실 우리 별다칭 팀원들 모두가 최고의 플레이어였음) (팀 이름 별다칭은 별걸 다 칭찬한다의 줄임말인데 확실히 팀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는 문화였던 것 같다. 칭찬은 사람을 키운다..!)
타입스크립트와 리코일을 처음으로 사용했는데,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너무 얼레벌레 써버린 것 같아 후회가 남긴 하지만, 대신 디자인에 정말 공을 많이 들여서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로 칭찬받을 수 있었다..! 발표도 잘 마쳐서 특화 프로젝트 우수상, 그리고 UCC 경진대회 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뿌듯했던 프로젝트.
자율 프로젝트(SSAFY Land : 싸피인들을 위한 메타버스 행사장)
싸피랜드는 메타버스에 관심이 있지만, 유니티는 한번도 다뤄본 적 없는 6명의 팀원들이 모여서 으쌰으쌰하며 만들었다.
사실 처음 염두에 두고 있었던 건 A프레임이었는데, 생각보다 참고 자료가 부족해서 결국 참고자료 많은 유니티를 이용해 3D 메타버스를 구현하게 됐다.
나는 메타버스 내의 미니게임인 보물찾기 게임을 구현했는데, Photon PUN 함수 쓰는 법, JsonUtility 사용법, 키를 눌렀을 때 애니메이션 지정하는 법 등 다양한 유니티 기능을 배울 수 있었다.
유니티를 정말 1도 모르는 팀원들끼리 모인 거라 사실 앞날이 막막했었는데, 그래도 조금씩 배우고, 서로서로 질문 주고 받으면서 프로젝트가 하나하나 완성이 돼갔다.(지금 생각해보니 어떻게 제로베이스에서 이 모든 것을 만들었는지, 신기하다)
이번 프로젝트도 너무나 감사하게 프로젝트 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유앤미 팀원들이 다같이 애써준 덕분이다!
싸피를 성실하게 마치고, 프로젝트 경험. 수상경험도 빵빵해졌으니,
이제는 CS 지식과 알고리즘 실력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서
얼른 원하는 기업으로 취뽀하고 싶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