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VERYDAY 디자인 칼럼

[180709] 여권색이 나라마다 다른 이유

5묘 2018. 7. 9. 20:12

각 국가가 독자적으로 선택하는 여권색은 특정한 의미를 가진다. 이슬람 국가나 서아프리카의 나라들은 주로 녹색의 여권을 사용한다.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하마드가 좋아하는 색이라는 설과 녹색이 자연과 생명을 의미하는 색이라는 설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니제르, 나이지리아, 나미비아, 아이보리코스트, 모로코 등의 국가들이 녹색의 여권을 사용한다. 서아프리카 국가들은 1975년도에 서아프리카 경제 공동체를 결성하면서 녹색 여권으로 통일을 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나라 역시  녹색의 여권을 사용하는데 이유가 전혀 다르다.  외교부에 따르면 녹색 여권은 눈에 잘 띄는 색이 아니므로 사용하기 무난하고 범죄에 노출될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실용적인 색이여서 채택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나라가 이슬람 국가처럼 느껴지게 한다고 반감을 가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문체부와 외교부에서 2020년 도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차세대 전자여권의 표지는 남색 계열이라고 한다. 남색은 북한의 여권표지 색과 같고 시기가 남북정상회담 바로 직후였어서 더욱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슈였다고 한다.

붉은색 여권은 공산주의 국가나 과거에 공산주의 국가였던 나라의 여권인 경우가 많다. 또한 유럽 연합의 여권색도 붉은색인데 최근 영국이 브렉시트를 감행한 후 여권색을 진청색으로 바꾸기도 했다. 

중남미,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푸른색 여권을 사용하는데 이는 국가의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푸른색 여권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미국의 국기인 성조기 색에 맞추어 1976년 바꾼 것이다.

검은색 여권을 사용하는 국가는 아프리카와 뉴질랜드 등인데, 아프리카는 공동체의 의미로 검은색을 사용했고 뉴질랜드는 국가를 상징하는 색이 검은색이라 사용을 했다는 점에서 둘다 정체성을 나타낸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여권을 주의깊게 보지 못해 사실 이렇게나 다양한 색의 여권들이 있는 줄 몰랐고, 여권의 색에 이런 의미들이 담겨있다는 것은 더더욱 몰랐었다. 그런데 오늘 이 칼럼을 보고 색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범주에서 활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나아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디자인이 때로는 정치적, 사회적 이념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흥미로운 칼럼이었던 것 같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6108914&memberNo=23825279 - <왜 나라마다 여권 색이 다를까>, 스피드웨건

https://www.passportindex.org/ 각 나라의 여권 표지를 모아둔 아카이브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