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GO/EXHIBITION

LIFE 사진전

5묘 2017. 9. 25. 23:48

 

 

지난 주 일요일,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라이프 사진전을 관람했다. 

최근에 사진 수업을 들으면서 사진에 흥미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입장권이 13,000원이었다. 사실 간김에 윗층에서 하는 보그 사진전도 보고 오려고, 생각했던 것 보다 라이프 사진전의 

사진의 수도 많고, 사진이 다루고 있는 내용들도 깊이 생각해볼 만한 것들이여서 전시를 다 보는데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결국 라이프 사진전만 보고 왔지만 그래도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상업사진을 다루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보그 전을 보고 왔다면 아마 이 여운이 그대로 남지 않았을 것 같다고 느낀다.

 

라이프지는 헨리 루스가 1963년 창간한 시사 화보 잡지이다. 국제 사회의 굵직한 문제들에 대해 다룬 보도사진과 기사로 

2007년 폐간되기 전까지 많은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아래 웹사이트에서 라이프 지에 실렸던 사진들을 볼 수 있다.

http://time.com/photography/life/

 

사진 하나하나가 중요한 역사의 흔적들을 기록하고 있었고, 그랬기에 사진 그 자체만 보기 보다는, 우선 사진을 흝고 사진에 

대한 글을 읽은 뒤, 다시 사진을 유심히 관찰했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 오디오 가이드를 사지 않아 조금 걱정했었는데 

각 사진마다 글들이 자세히 써져 있어 구태여 오디오 가이드를 듣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내부는 사진촬영이 불가해 내부 사진이 없다.)

 

각각의 사진들의 스토리도 좋았지만, 그 사진들을 연결해주는 소제목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소제목은 

"Banalty of Evil", 악의 평범성이었다. 소제목의 아래에는 두 개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었다. 

하나는 독일 나치정권이 집권했던 2차 세계대전 시기 유태인 학살을 이끌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재판 전 이스라엘 수용소 내부의 마당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모습이었고, 

또 하나는 부헨발트 수용소의 유대인들이 철조망을 잡고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아래 두 사진은 구글 검색을 통해 찾은 사진이다.

 

 

 

 

 

 

 

 

 

 

 

 

 

 

 

 

 

 

 

 

 

 

 

 

 

 

(위)

아돌프 아이히만, 그는 전범 재판에서 "자신은 위에서 명령한 대로 했을 뿐이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라고 했다.

출처ㅣ(http://www.hgupress.com/news/articleView.html?idxno=6127)

 

(아래) 부헨발트 수용소에 갇혀있던 유대인들이 자신들을 구하러 온 연합군을 바라보고 있다.

출처ㅣ(http://news.joins.com/article/5691350)

 

 

 

사진이 전시된 벽에는 소제목의 테마가 다루고 있는 인물이 했던 말이나, 그 사건과 관련된 말들이 인용되어 있었다.

그 중 마음에 들었던 것 몇 개만 소개를 해보자면,

 

겪어보지 못한 자에게 전쟁은 달콤한 것이다 - 핀다로스, 고대 그리스의 시인

 

재즈에서 틀린 음이라는 건 없다. 음들이 틀린 장소에 있을 뿐이지.연주하는 그 음이 틀린 게 아니라, 

그다음에 오는 음이 그게 옳았냐 그르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 마일즈 데이비스, 재즈 음악가

 

 

예전에, '좋은 사진은 본질을 꿰뚫는 사진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라이프 전에 전시된 사진들 모두가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아름답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든 사진들은 사진이 담고 있는 인물, 

상황이 생생하게 전달되었고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주었다.

 

테마 중 1968년 베트남 반전 시위에 참여한 미국 국민들과 프랑스 국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었다.

100퍼센트 일치하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때의 상황이 어쩐지 2017년 현재 팽팽하게 긴장된 국제 관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때의 상황에서 그들은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외쳤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또 어떤 모습으로 역사에, 사진에 담기게 될까. 

 

 

 

 

J.R. Eyerman의 사진. 개인적으로 색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출처: (http://time.com/3878731/life-at-the-movies-in-praise-of-sitting-in-the-dark-with-strangers/)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서스펜스에 대한 정의도 재미있었다. 나중에 두고 두고 읽어보려고 원어를 찾아서 써놓으려 한다.

출처ㅣ (https://www.goodreads.com/quotes/728496-there-is-a-distinct-difference-between-suspense-and-surprise-and)

 

 

“There is a distinct difference between "suspense" and "surprise," and yet many pictures continually confuse the two. I'll explain what I mean. 

We are now having a very innocent little chat. Let's suppose that there is a bomb underneath this table between us. Nothing happens, and then all of a sudden, "Boom!" There is an explosion. The public is surprised, but prior to this surprise, it has seen an absolutely ordinary scene, of no special consequence. Now, let us take a suspense situation. The bomb is underneath the table and the public knows it, probably because they have seen the anarchist place it there. The public is aware the bomb is going to explode at one o'clock and there is a clock in the decor. The public can see that it is a quarter to one. In these conditions, the same innocuous conversation becomes fascinating because the public is participating in the scene. The audience is longing to warn the characters on the screen: "You shouldn't be talking about such trivial matters. There is a bomb beneath you and it is about to explode!" 

In the first case we have given the public fifteen seconds of surprise at the moment of the explosion. In the second we have provided them with fifteen minutes of suspense. The conclusion is that whenever possible the public must be informed. Except when the surprise is a twist, that is, when the unexpected ending is, in itself, the highlight of the story.”


 Alfred Hitchc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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