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팀 버튼 특별전을 3주 전 쯤에 보고 왔다.
내부에 있는 작품들은 촬영이 안되서 찍진 못했으나(ㅠㅠ), 팀 버튼의 옛날 스케치부터 영상 작업물까지 많은 것들이 모여있어서 전시를 보고 나면 '아, 팀 버튼은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이 느껴지는 정도였다.
팀 버튼의 감성은 굉장히 독특하다. 기괴하고 공포스럽지만, 어린 아이같은 순수함과 귀여움이 묻어져 있다.
가령 이제껏 팀 버튼이 만든 작품의 주인공(굴 소년, 스테인 보이, 유령신부..)들은 다들 기괴하게 생겼지만, 마음씨가 못돼먹은 악당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이해받지 못해서 우울감에 빠져든 모습을 보인다.
어쩌면 그것은 팀 버튼 본인을 투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그는 디즈니에서 일하면서도, 많은 작업들이 디즈니가 전하고자 하는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금이야 그의 기괴하고 마이너한 감성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졌지만, 그가 어릴 때나 청년 시절에는 그의 감성이 온전히 대중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보니,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그가 자신의 예술관과 상상력을 끝까지 밀어붙여 지금까지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전시관에 외국에서 오신 분들이 굉장히 많았다. 나와 친구의 사진을 찍어주신 외국인 할아버지도 팀 버튼 특별전을 보기 위해 한국까지 오신 것이라 하니, 팀 버튼이라는 작가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엄청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DDP라는 공간도 팀 버튼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육면체의 빌딩이 아니라 구불거리는 형태의, 비정형화된 모습이 팀 버튼의 마이너한 감성과 잘 맞는 것 같았다.(실제로 팀 버튼은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의 팬이라고 한다.)
남과 다른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외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독특하고 아름답다.
타인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 전시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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